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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AI)

20번째 이야기 - 무차별 대입법, 지능형 검색, 휴리스틱 검색

by Ψβ⅓ 2022. 11. 4.

 

 꼭 컴퓨터가 인간의 두뇌처럼 작동해야 하나요?

 체스는 역사적으로 인공지능을 연구하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최적의 실험 무대로 평가받아왔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체스는 현실 세계에 비해 움직임과 목표가 분명합니다. , 명확한 문제의 정의가 가능하면서도 바둑만큼은 아니지만, 꽤나 단순하지 않은 '사고'를 요구합니다.

 물론 여기에서의 '사고'는 사람의 생각하는 방식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행동하는 것처럼 보이는 '합리적 행위의 측면'으로써 의미가 강합니다.

 

 어쨌든 이러한 이유로 미국의 천재 수학자인 클로드 섀넌도 '체스'를 둘 줄 아는 기계에 관심을 보였습니다.

 그는 체스 컴퓨터 프로그래밍(1949)이라는 자신의 논문을 통해 체스 머신이 탑재하게 될 프로그램의 요소에 대해 소개해주었죠. 물론 그 속에는 '검색 기술'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 검색 기술은 두 가지 유형이 있었습니다. 바로 A 유형인 '무차별 대입법(Brute force)' B 유형인 '지능형 검색(Intellignet search)'이었죠.

 

 무차별 대입법은 모든 경우의 수를 각각 고려하여 분석하고, 그중 가장 좋은 선택을 하는데 활용될 수 있습니다. 일일히 모든 경우의 수를 꼼꼼히 따져보는 것이기 때문에 똑똑하지만 '느립니다.'

 반면, 지능형 검색은 모든 경우의 수를 다 따지려들지 않고, 몇 가지 경우로 추려 선택과 집중을 하고, 이를 평가에 반영하는 방식입니다.

 사람의 경험과 직관을 반영한 '휴리스틱 검색'과 유사하거나 같습니다. 매우 효율적이고, 속도가 빠르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대신 상대적으로 '멍청할 수 있습니다.'

 모라벡의 역설처럼 지치지 않는 컴퓨터는 경우의 수 계산에 강력합니다. 반면에 직관과 통찰이 없기 때문에 패턴이나 규칙을 인식하는데 취약합니다.

 그렇다면 무차별 대입법과 지능형 검색, 이 두 가지 검색 기술 중 체스를 두는 기계, 다시 말해서 학습할 수 있는 기계를 만드는데 우세할 것으로 보이는 것은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다음 글에서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역사 속에서 찾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힌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비행기는 새처럼 날개를 퍼덕이지 않고서도 하늘을 난다. 헬리콥터는 아예 날개도 없이 난다."

 

 

 

 클로드 섀넌은 A 유형인 '무차별 대입법(Brute force)'의 성공 확률이 낮다고 보았던 것 같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당시의 컴퓨팅 파워로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모든 경우의 수를 모두 감당하기에는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섀넌은 B 유형인 '지능형 검색(Intellignet search)을 선호했습니다. 사람처럼 보이는 몇 가지 경우의 수만을 추리고, 이것만을 집중적으로 분석하는 이 방법을 심지어 기계가 할 수만 있다면(..) 너무나 멋지면서도 현실적인 대안이었던 것이죠. 그렇습니다. 사실 지능형 검색은 지금 살펴봐도 대단히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보여집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지금에서는 무차별 학습법이 지능형 검색보다 더 낫다는 결론을 얻게 됩니다. 왜 그럴까요?

 

 컴퓨팅 파워의 발달은 연산 속도에 어마어마한 향상을 가져왔습니다. 하지만 처리 속도 뿐 아니라 검색 알고리즘의 개선도 질적으로 크게 향상된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알고리즘의 성능 향상은 더 깊고 빠른 분석이 가능해지게 만들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체스 데이터도 매우 중요한 요소임에는 틀림 없지만, 컴퓨팅 파워와 검색 알고리즘의 개선은 처리 속도에 획기적인 진보를 이루어내었습니다. 그러자 점차 무차별 대입법이 지능형 검색에 앞서나가기 시작한 것입니다.

 결국 똑똑하지만 느렸던 무차별 대입법이 빠른 검색 속도를 갖추게 되자, 기존의 '똑똑함'을 빛낼 수 있게 되었다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이렇듯, 인간의 검색과 기계의 검색은 다릅니다. 인간처럼 생각하고, 판단하는 기계를 만들고 싶다는 사람들의 열망은 인정할만 합니다. 하지만 현재, 인공지능 기술은 사람이 생각하는 방식대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가리 카스파로프(2017)의 말로 이 글을 마치고자 합니다.

 '비행기는 새처럼 날개를 퍼덕이지 않고서도 하늘을 난다. 헬리콥터는 아예 날개도 없이 난다. 그럼에도 이들 도구 모두 인간에게 많은 도움을 준다. 그런데 왜 컴퓨터가 인간의 두뇌처럼 작동해야 한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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