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기계, 현실과 이상의 괴리 속에서>
● 많은 사람들은 현실과 이상의 괴리에서 오는 어려움에 직면하곤 합니다. 생각하는 기계를 구현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도 이러한 어려움은 늘 있어왔습니다.
● 인공지능의 선구자들은 다트머스 회의에서 자연어로 대화하고, 스스로 성능을 개선할 줄 알며, 추상적 개념을 이해하는 기계를 만들고자 했습니다. 그리고 상당 부분의 분야에서 그 해 여름이 가기 전, 진일보한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 그러나 연결주의의 아성을 무너뜨린 기호 주의마저 인간처럼 생각할 줄 아는 기계를 만드는 데 한계를 드러냅니다. 세간의 거대한 관심은 이내 실망감으로 변하였고, 진정한 인공지능의 겨울이 시작되었습니다. 연구 자금은 끊기고, 연구의 동력이 소실된 것이죠.
● 이와 동시에 기초 과학에 대한 관심이 사그라들면서 응용과학이 그 빈틈을 메꿉니다. 또한 사람들은 보다 확연하게 눈에 보이는 성과를 중요시하게 됩니다. 하루하루를 사는 나방에게 10년 후 여름 휴가 계획처럼 쓸모없는 걱정은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죠.
● 어쨌든 실용적인 성과를 내는 것이 중요한 시대적 화두가 되면서 "생각하는 기계가 아니라 일하는 기계를 만듭시다."로 핵심 모토가 바뀌었습니다. 이상만을 추구하기에는 현실의 무게가 분명 존재했던 것입니다.
● 지지난 글에서는 체스 두는 기계의 검색법이 무작위 대입법과 지능형 검색법이 있었으며, 그 중 컴퓨팅 파워와 알고리즘의 개선으로 '속도'가 개선되자 무작위 대입법으로 무게 중심의 추가 기울었다 말씀드렸습니다.
● 무작위 대입법은 기계가 현실적인 성능을 내기에는 더없이 효과적인 검색법입니다. 그러나 이 검색법이 인간의 검색법과 유사하다고 말할 수 있느냐 묻는다면 대답은 No일 겁니다. 게다가 지식과 이해에 기반한 것이 아니라 검색법만으로 체스를 잘 두는 기계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면, 이 기계의 작동방식은 더더욱 인간의 그것과는 거리가 멀 것입니다.
● 사실 인공지능 분야는 체스 두는 기계의 사례에서와 같이 사람처럼 생각하는 기계를 만들겠다는'이상'을 포기하고 '현실'에 순응하기로 한 그 순간부터 봄을 맞이했다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것을 두고 현실과 이상의 Trade-Off라 부르는가 봅니다.
● 이 봄의 등장은 우리가 지난 글에서 꾸준히 다뤄왔던 머신러닝(기계학습)으로 인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다량의 데이터가 확보되고, 컴퓨팅 파워가 무어의 법칙으로 계속 증강되면서 '인공지능 기술'이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게 되고, 다시 세간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게 되었습니다. 세간의 관심은 곧 연구비 지원과 투자라는 '현실'을 의미합니다.
● 지금의 인공지능 연구가 초기의 '강 인공지능'적 접근이 아니라 '약 인공지능' 접근으로 인간의 '기능'을 증강하는 형태로 진행되고 있는 것도 바로 이러한 맥락이라 보실 수 있습니다. 인간 사고의 작동 원리보다는 현실적 유용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죠.
●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결이 있었던 2016년보다 무려 20년 앞서 기계의 첫번째 희생양이 되었던 가리 카스파로프와 그를 격파한 체스 기계 딥블루가 떠오릅니다.
● 과연 딥블루는 인간의 사고와 지능을 닮은 기계로써 기여한 바는 없을까요? 다음 글에서 마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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