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과연 축구를, 그리고 선수를 '이해'할 수 있을까?>
● 지난 글에서는 스포츠에 적용되고 있는 데이터 과학과 인공지능이 경기의 승패를 가르는 중요한 지점으로 작용되고 있다 말씀드렸습니다. 그 대표적인 예로 희찬 선수의 상체에 착용되어 있던 EPTS(Electronic Performance & Tracking Systems)를 살펴보았고요.
● 음(..) 어쨌든 의미있는 데이터가 쌓이게 되면 축구계에서 코치와 감독의 역할이 축소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하는 분들도 적지 않을 듯 합니다.
● 사실 축구는 여러 명의 선수가 협동하고, 경쟁하면서 펼치는 경기이며, 작용할 수 있는 변수가 대단히 다양하기 때문에 예측이 정말 쉽지 않은 분야입니다. 이번 월드컵의 결과만 놓고 봐고 쉽게 알 수 있죠.
● 그럼에도 불구하고, 축구에서의 인공지능 활용은 발전할 겁니다. 우리가 생각한 모습이 아니라 하더라도, 컴퓨터주의자들의 바람처럼 성능을 내면 그만이니까요. 아마도 이번에 VAR의 단점을 상쇄하는 반자동 오프사이드 판독 기술이 개발되어 활용되었듯 코치가 하는 임무 중 자동화가 가능한 영역은 인공지능이 가져갈 확률이 매우 높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 일단 데이터 수집에 있어서 EPTS(Electronic Performance & Tracking Systems)와 컴퓨터 비전 기술은 이제 널리 상용화되어 활용되고 있습니다. 또한 컴퓨팅 파워도 현격하게 발전하고 있어 방대한 데이터가 놓여도 분석을 잘 해내게 되었습니다.
● 이러한 기술은 오프더 볼 상황에서 선수 움직임과 xG(Expected Goals)라고 하는 지표의 가치를 새롭게 발굴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기술의 발달이 축구를 잘한다는 것의 기준을 바꾸고, 보다 폭 넓고 합리적인 다중 시점(Multi view)을 갖게 한 것이죠.
● 하지만 AI는 축구를 바라보는 관중과 코치의 관점을 바꾸는 데는 성공했지만, 정작 AI 자신의 축구와 선수에 대한 '이해도'는 그렇게 높이 끌어올리지는 못했습니다.
- 여러 복잡 다단한 변수와 계산 복잡도의 이슈로 인해 현재 데이터 기반 분석과 예측은 세트피스와 같은 제약이 걸린 한정된 상황에서의 것이 대부분이었다는 것만 보더라도 쉽게 알 수 있죠.
● 바둑은 했는데 축구도 되겠지(..)라며 막연히 생각할 수 있겠지만, 사실 바둑과 축구는 많이 다릅니다. 바둑에서 바둑돌은 모두 동일한 가치를 지니고 있으며, 그 자체로서 변수를 지니고 있지 못합니다.
- 하지만 축구에서 선수들은 인격체입니다. 축구 역량의 차이 뿐 아니라, 각 개인별로 갖고 있는 축구지능, 성격과 멘탈, 투지와 헌신도 등의 변수들은 셀 수 없습니다. 또한 경기 외적인 요소에 의해 영향 받는 변수들과 그 정도 또한 정확히 측정이 불가합니다.
- 알고리즘의 획기적인 개선이 없다면, 성능 향상을 위해서는 데이터의 다량 수집 및 획득이 필수적입니다. 바둑의 기보보다 훨씬 넓고 방대한 축구장의 크기 뿐 아니라 경기장 밖의 데이터까지 학습하려면 사실 한 경기를 예측하기 위해서 데이터 처리 및 분석, 머신러닝 학습 기법에의 '퀀텀점프'가 필요합니다.
● 사실 이러한 염려와 우려는 낯선 것만은 아닙니다. 비슷한 분야에서의 염려와 우려이기도 하니까 말이죠. 그 분야는 바로 메타버스, 산업현장에서는 주로 디지털 트윈이라 부르는 그것입니다.
● AI는 가상의 디지털 공간에 가상의 선수와 변수들을 구현한 후, 그 곳에서 시뮬레이션하여 승리 예측을 할 수 있습니다.
● 가상의 공간을 통해 성능향상을 기대하는 인공지능에 대해 살펴보며 '4차 산업혁명'의 진정한 도래에 대해 잠시 생각해보도록 하겠습니다.
● AI는 가상의 디지털 공간에 가상의 선수와 변수들을 구현한 후, 그 곳에서 시뮬레이션하여 승리 예측을 할 수 있습니다.
- 이렇게 구현된 가상의 공간을 디지털 트윈, 메타버스라 부를 수 있겠죠.
- 메타버스가 사실 상용화되고, 우리 생활에 깊숙하게 침잠되기 위해서는 빅데이터와 저장소인 클라우드, 자동화된 데이터 처리 기술과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컴퓨팅 파워, 학습 알고리즘의 상당한 개선이 필요합니다.
- 그래서 아직까지는 메타버스에 거품이 있으며, 시기상조라는 말을 듣는 이유입니다.
● 하지만 단편적인 적용을 넘어서서 경기 전체를 아우르고 맥락을 살필 줄 아는 보조 코치로서의 AI 개발에 대한 투자는 멈추지 않을 겁니다.
● 이 투자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얻기 위해서는 결국 2가지가 AI에게 선행되어야 합니다.
- 첫 번째, 경기 내외의 변수를 고려한 맥락을 이해하는 것입니다.
- 두 번째, 성격과 멘탈, 투지와 헌신도 등과 같은 선수에 대한 이해입니다.
● 현재 잘 측정되고 있는 선수의 운동능력에 관한 데이터 뿐 아니라 선수의 내적 상태를 적절히 파악할 수 있는 데이터는 가상공간에서도 매끄럽게(seamless) 적용되면서도 경기 내외의 맥락을 종합적으로 이해하여 예측을 수행할 줄 아는 인공지능으로의 변모를 이끌어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 진정한 4차 산업혁명이란 다음과 같이 요약될 수 있습니다.
- 사물인터넷을 통해 아톰의 세계를 고스란히 비트화하여 비트 세계와 일치시키면 이 빅데이터를 클라우드 시스템에 저장해서 인공지능으로 분석해 아톰 세계에 맞춤형 예측 서비스를 제공해줄 수 있는 산업으로의 전환!
● 이미 너무나 많이 써서 단어자체의 생명력을 잃어버렸다 평가받던 단어인 '4차 산업혁명'이 그 거품을 걷어내고, 담백하게 도래할 일이 축구판에서 서서히 조금씩 가까워져 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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